원래 마요네즈 크림소스 새우는, 지난 7월 18일 홀앙이맨 디너쑈쑈쑈 당시 피치여사의 주문 메뉴.
하지만 '담에 내가 살테니 오늘은 딴거 시킵시다' 란 륙구군의 눈물의 리퀘스트가 받아들여져 아쉽게 포기한 메뉴.
그리고 시간이 흘러, 드디어 2주만에 '그 날' 이 왔다는 얘기.

슈퍼륙구맨
아하하하. 이번엔 내가 션하게 쏠 차례라능...


근데 회동 직전, 물주인 륙구군이 도저히 새우크림소스는 느끼해서 못 먹을 것 같다며 돼지갈비로 메뉴 급변경. 돈없고 빽없는 우리(홀앙이맨, 대악당, 피치, 하은, 하림)는 그저 따라갈 뿐...

그래서 쏟아지는 폭우를 뚫고 찾아간 곳이 방이동 '봉피양'

봉  양
봉양 아님. 봉피양.


뭐. 유명하고 맛난 집이래서 따라가긴 갔는데, 돼지갈비가 비싸면 얼마나 비쌀라고...하다가 초장부터 메뉴판 크리 먹고 떡실신.

야이ㅗ핲처키ㅗ파ㅓㅂㅁㅇ로
메뉴엔 17,000원으로 되어 있으나 지금은 2,000원 올라서 19,000원. ㅎㄷㄷㄷ

일단 호쾌하게 4인분을 주문하자 숯불이 담겨진 화로와 함께, SRM이 완전 제거된 돌돌말린 30개월 미만의 뼈없는 돼지갈비 4덩어리 + 왕새우 4마리 + 세로로 길게 잘려진 새송이 몇 개가 쟁반에 담겨져 나왔다.
화로 위에 철망으로 된 불판을 올리고, 고기를 올린 후 맛나게 익어가는 흐뭇한 광경을 바라보며.

'1인분에 19,000원 1인분에 19,000원 1인분에 19,000원 1인분에 19,000원....하앍.@_@
아유. 이거 한입 먹고선 최상급 모피로 목을 간지럽히는 것 같은, 말이 필요 없는 부드러움에, 맛의 천국으로 혼이 슝 하고 날아가버리면 어떡하지. 영혼을 쓸어내리는 감칠맛에 감동해서 나도모르게 눈물콧물 질질 흘리게 될지도 몰라. 어후 맛나겠다. 츄릅. 하느님 고맙습니다. 츄릅. 륙구야 고마워. 내가 이런 고기맛을 보게 될 줄이야...T_T'

뭐 이딴 븅신같은 생각에 대략 0.5초간 잠겨있었으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 '자. 이제부터 돼지갈비 스따뜨 !' 하려고 보니 그새 고기가 탔네...T_T
아놔. 이고기가 어떤고긴데...무려 1인분에 19,000원이나 하는, 날 황금의 맛세계로 인도할 돼지갈비를 병신같은 화로가 넘치는 화력을 주체못하고 홀라당 태워버리다니. 퐈이야~ 퐈이야~ ToT

뭐. 속은 상하지만 아직 황금의 맛세계로 떠날 시간은 충분하니까 일단 이 망할놈의 화로부터 어떻게 좀 하자. 라고 생각하여 서버 아주머니에게 숯불좀 약하게 해달라고 젠틀하게 리퀘스트했으나,
대답도 없이 사라지시더니 무뚝뚝하게 불판 하나 더 깔아줌.

'아. 이러면 되는구나. 불판 하나를 더 깔면 숯과 고기의 거리가 약 5mm 정도 떨어지니깐 열도 그만큼 약해지겠지. 이야. 이거 과학적인걸. 자, 그럼 이번에야말로 맛의 천국으로 날아가 보실까 !'

하는 찰라, 또 퐈이야!!!! ToT

아놔. 뭥미? 약해지지 않았어. 전혀 약해지지 않았어요.  숯을 좀 빼야되는거 아닌가 ? 아주머니~ T_T
이번에도 대답없이 나타난 무뚝뚝한 서버아주머니. 이번엔 타버린 불판만 갈아주고 가심.

'아. 그럼 그렇지. 탄 불판으로 구우니깐 고기가 타지. 아하하하. 그걸몰랐네. 자 그럼 이번에야말로...'

퐈이야 !!!!!!!!!!!!!!!!!!!!!!!!!!

그래. 타버려라. 맛의 천국이고. 황금의 맛세계고. 오감을 자극하는 맛의 폭풍이고. 전부 다 타버려라. Fire, walk with me. 홍련의 화염이여. 지옥의 겁화여. 이자리에 강림하시어 봉피양을 태우소서.

뭐. 뒤늦게 싸장님 소환해서 따졌더니 숯불이 원래 셀수록 좋은거다(= 니들이 뭘 몰라서 그런거임), 고기를 잘 뒤집어야 안타는데 제대로 안뒤집은거 아니냐(= 니들 돼지갈비 첨 먹어보는거 아님?), 하지만 어쨌든 죄송하게 됐으니까 꼴랑 10%DC 해주는걸로 퉁치자(= 괜히 고기값 비싸다고 트집잡는거 다 아니깐 이거먹고 떨어지셈). 참나.
얼마나 잘나가는 집인지는 모르겠는데(사실 검색해봐서 대충 알고이씀. '지금은 알고 이씀미다'), 손님이 자리에 앉아도 물수건도 안주고. 기껏 달랬더니 두개 꼴랑 주고(사람이 몇명인데), 뭣 좀 부탁해도 대답을 제대로 하길 하나, 까짓거 서비스가 엿같으면 찍소리 못하게 맛으로 죽여주던가, 군시렁군시렁.
뭐하나 맘에 드는게 없었음. 지금까지 가 본 음식점 중 최악의 서비스. 여러분. 부디 나의 이 찌질한 포스팅이 봉피양의 매상을 줄이는데 작으나마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기쁘기 그지 없겠습니다.
봉피양? 니 뽕이다.

한줄요약 : 비싼돈 내고 제대로 고기맛도 못 보고, 가슴가득 엿같은 기분만 잔뜩 채워 나왔다는 이야기.
오늘의 교훈 : 새우크림소스 먹을걸. T_T

어쨌든 망할 봉피양을 뒤로하고 늘 그렇듯 아리랑하우스로 이동하여 분노의 티츄와 분노의 크로노너츠를 한 게임씩 하고 일찍 모임을 정리함.

1. TICHU
(홀앙이맨 + 대악당 VS 륙구 + 피치)
오랜만에 정규멤바 티츄플레이.
다소 쌩뚱맞은 팀명인 채팅친구 팀(홀앙이맨 + 대악당)과, 봉피양의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한 불판 팀(륙구 + 피치)으로 나뉘어 진행한 게임의 결과는 다음과 같음.

처절한 그날의 기억
최종 점수표

보는 바와 같이 스코어상 불판팀의 압승으로 끝나긴 했는데, 14라운드에 끝났어야 할 게임이 왠지 15라운드까지 진행됨. 알고보니, 겜돌이를 맡은 대악당의 덧셈뺄셈착오로 인해 불필요한 라운드를 한 번 더 진행하게 된 것이었음...-_-;

늘 그렇듯 지옥의 호흡을 자랑하는 채팅친구 팀은 15번의 라운드 중, 무려 12번의 티츄를 부르고, 그 중 무려 3번이나 성공시키는 기염을 토함. 그리고도 15라운드까지 끌고가는 후덜덜한 내구력으로 상대팀을 경악시킴. 승부에선 '아쉽게' 졌으나, 게임을 지배한 것으로 만족.


2. Chrononauts(륙구, 홀앙이맨, 대악당, 피치)
봉피양의 충격으로 인한 피로 탓인지 집에 가겠다는 륙구를 불러앉히고 초이스 한 것이 최근 스마슈옹에게 헐값에 입수한 후 한글화를 마친 크로노너츠.
각자 시간여행자가 되어 역사를 이리저리 바꾸어가며 일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승리하는 게임인데, 테마는 훌륭하나 그 훌륭한 테마를 잘 살리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쉬운 게임. 간단히 말하면 Fluxx에 시간여행 테마를 입혔달까.
별다른 견제도 없고, 작전도 없이 밋밋하게 흘러가다가 미션카드에서 지정한 아티팩트 3개를 맨 먼저 내려놓은 륙구군이 우승함.


..... 이리하여 이번 모임도 종료.
마요네즈 크림소스 새우의 저주 탓인지, 티츄는 늘어졌고 크로노너츠는 밋밋했음.
무서운 마요네즈 크림소스 새우의 저주. ㅎㄷㄷㄷ....

Posted by 대악당
:
BLOG main image
by 대악당
Candle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264)
마작 (218)
보드게임 (42)
영화 (2)
(2)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달력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03-19 12:24
Total :
Today : Yesterday :